제6회 서울 중랑 디카시 반, 사진시 놀이
♣변신 / 정의순
날자
날아보자
번데기는 이상의 날개가 그립다
♣두 번의 생 / 이종미
칠 년은 땅 속에서
칠 일은 땅 위에서
홀가분한 텅 빈 몸
Are you ok?
♣메조소프라노 / 민순기
여름 내내 맴맴맴~매엠맴맴
구애 작전을 펼치는 수컷의 프로포즈
성사를 치른 정겨운 메로디
♣매미 도서관 / 안동유
숲속 가족들의 합창
음악실에서 흐르는 피아노 연주
서라운드로 퍼지는 숲속의 교양학
♣아버지의 등 / 민순기
천식으로 고생하셨지
밤새 뜬눈으로
돌돌 말은 이불에 엎드려
쌕쌕 쌕 콜록콜록
기침하시던
♣흔적 / 정효숙
길고 긴 터널 지나
보석보다 화사한 나래펴어
넓디넓은 세상으로
♣기상송 / 문임순
창가 나무 가지 끝에 매달려
여름 한 철
아침마다 귀찮게 굴던
너의 몸부림
♣우화 중 / 김금님
어느새 파란 잎사귀에 딱 붙어
딱딱한 허물 벗고 부드러운 속살
사랑의 세레나데
10여 일의 삶을 살기 위해
7년의 인고를 겪어내고
♣무엇이 나인지 / 송재옥
옆구리가 스멀거린다
곧 허물이 된다
헷갈리는 나의 실상
등을 찢고 날아갈
시간의 날개여
♣무소유 / 윤혜은
사람은 태어나 살다가
인생살이 마치고 세상 떠날 때
이름이라도 남기고 가는데
매미는 7일 살이 하고
허물만 남기고 가는구나
♣세레나데 / 조금주
깊은 땅속에서 견딘 세월
홀가분하게 벗어던지고
예쁜 날갯짓
사랑의 절규 아름다운 합창
♣짐 / 안동유
부끄러워서 살며시 돌아서서
보는 이 없길래
♣매미의 노래 / 박미영
제 몸을 찢어
새롭게 태어나는 데도
다 이유가 있는거다
한 순간이라도 좋다
사랑의 노래 부를수만 있다면
♣푸른 잠 / 손설강
삭정이가 된 노모가 쪽잠을 주무신다
잠에서 깨면 또 그러시겠지
아야, 삼봉리* 언제 갈 거니
* 어머니의 고향
사진: 민순기